라이다에 '보안 꼬리표'가 달렸다: 미국이 겨눈 中 헤사이, 현대차 자율주행 센서망의 변수
미 국방부가 중국 라이다 업체 헤사이를 국방수권법 1260H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렸는데, 정작 이 회사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 레퍼런스 아키텍처의 공식 라이다 파트너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들이 하이페리온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개발하고, 헤사이가 모셔널 로보택시에 단거리 라이다를 독점 공급해온 만큼, 미국의 중국산 라이다 규제가 강화되면 자율주행 센서 공급망에 보안·조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이다·센서 공급선 다변화 논의가 다시 불붙는 국면이다.
자율주행차의 '눈'인 라이다에 안보 꼬리표가 달렸다. 미 국방부는 중국 라이다 업체 헤사이그룹을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따른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렸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국방부는 헤사이가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직접 연계됐고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인민해방군과는 간접 연계됐다고 판단했으며, 군민융합 산업단지 입주와 '작은 거인' 기업 선정 이력을 근거로 제시했다. 오토데일리도 라이다 분야에서 헤사이와 로보센스가 라이다 기술의 군사 전용 가능성을 이유로 섹션 1260H 목록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 43%헤사이의 2024년 세계 ADAS용 라이다 시장 점유율 (뉴데일리 인용)
- 1260H미 국방부가 헤사이를 올린 '중국 군사기업' 명단 조항 (뉴데일리·오토데일리)
- 레벨4헤사이 라이다가 파트너로 편입된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10 대응 자율주행 등급
역설적인 대목은, 안보 우려에도 헤사이의 산업 내 입지는 오히려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260H 등재가 미국 민간기업의 헤사이 제품 사용을 곧바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헤사이는 2024년 세계 ADAS용 라이다 시장에서 43% 점유율을 기록했고, 미국에서도 아마존 죽스, 코디악, 뉴로 같은 자율주행 업체와 뉴욕 JFK공항 등에 쓰이고 있다. 헤사이는 엔비디아와 2019년부터 파트너 생태계에서 협력해 왔고, 2023년에는 자사 라이다를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 '드라이브'와 검증 플랫폼 '옴니버스'에 연동했다.
결정적으로 올해 1월, 헤사이의 초장거리 라이다 'ETX'가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하이페리온 10'의 라이다 파트너 제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이페리온 10은 차량용 컴퓨터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네트워크·안전 시스템을 하나로 묶은 레벨4 대응 레퍼런스 아키텍처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랜드로버, BYD, 지리자동차, 닛산, 빈패스트 등이 이 아키텍처를 활용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센서와 차량용 컴퓨터를 하나로 잇고 실제 주행 데이터를 학습·검증하는 구조인 만큼, 센서 공급사의 보안성과 펌웨어 통제권이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 이 매체의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 규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협력을 확대하고 하이페리온을 기반으로 레벨2 운전자 보조부터 레벨4 로보택시까지 아우르는 통합 자율주행 아키텍처를 개발하기로 했다. 여기에 헤사이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계열사 모셔널의 아이오닉5 로보택시에 단거리 라이다를 독점 공급해온 이력이 있다. 미국의 중국산 라이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공급망에도 조달·보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왜 라이다가 '보안 이슈'가 되나
라이다는 차량과 주변 시설을 3차원 데이터로 정밀하게 구현한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 정밀 공간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거나, 악성 펌웨어를 통해 자율주행차·로봇의 인식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항·물류시설·전력망 같은 핵심 인프라 정보까지 수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듀크대 등의 연구에서는 라이다에 악성코드를 삽입할 경우 자율주행차가 허위 장애물을 보고 멈추거나 실제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할 위험이 제기됐다. 이에 미 의회에서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기반 업체의 라이다를 미국 차량에서 제한하는 '세이프 라이다법'이 발의됐다. 헤사이는 자사 센서에 데이터를 저장할 메모리가 없고 생성된 정보는 완성차·자율주행 업체가 관리한다며 유출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규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자율주행 센서 조달에서 '누가 만들었는가'와 '펌웨어를 누가 통제하는가'가 성능·가격만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라이다 공급사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완성차와 티어1은 센서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비중국 대체 라인을 확보하려는 유인이 커진다. 이는 국내외 라이다·이미지센서·레이더 업체와 검증 능력을 갖춘 센서 통합 기업에 중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다만 헤사이가 부인하듯 실제 데이터 유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1260H 등재가 민간 사용을 곧장 막는 것도 아니며 규제 강도와 시점 역시 유동적이라는 점은 지켜볼 대목이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본문의 1260H 지정·점유율·공급 이력 등은 뉴데일리·오토데일리 보도와 미 국방부 발표를 인용한 것으로 규제의 실제 전개와 기업별 영향은 달라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