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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운드리 끊고 국내로: 루트세미콘·SK파워텍, 1200V SiC 첫 시제품 수율 80%

차세대 전력반도체 설계기업 루트세미콘과 SK키파운드리 자회사 SK파워텍이 공동 개발한 1200V 대면적 SiC MOSFET이 첫 엔지니어링 런에서 평균 수율 80%를 기록했다. 루트세미콘은 해외에 의존하던 생산 거점을 국내 SK파워텍으로 이전할 계획으로, 전기차 충전기용 SiC 전력반도체의 국산 공급망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국산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공급망이 설계와 파운드리를 국내에서 잇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루트세미콘과 SK키파운드리의 SiC 자회사 SK파워텍은 공동 개발한 1200V 대면적 SiC MOSFET이 첫 시제품(엔지니어링 런, ER)에서 평균 수율 80%에 도달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대면적·고전압 칩에서 첫 ER부터 이 정도 수율을 확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양사 설명이다.

  • 80%1200V 대면적 SiC MOSFET 첫 엔지니어링 런 평균 수율 (양사 발표)
  • 1200V·11mΩ전기차 충전기 응용을 겨냥한 대면적 SiC MOSFET 사양
  • 약 2.7개월4월 6일 개발계약 → 6월 29일 팹아웃, 초고속 개발 사이클

일정은 빠르게 흘렀다. 두 회사는 4월 6일 'SiC 모스펫 파운드리 제품 개발 계약'을 맺고 공동 개발에 착수했고, 한 달 만인 5월 6일 1200V·11밀리옴(mΩ) 사양 대면적 SiC MOSFET의 첫 테이프아웃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첫 ER 제품의 팹아웃(공정 완료)을 마치며 평균 수율 80%를 기록했다. 대면적 고전압 칩은 결함 하나가 소자 전체를 무력화할 확률이 커 수율 확보가 까다로운데, 양사는 설계 최적화와 파운드리 공정 제어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했다.

핵심은 생산 거점의 국내 이전이다. 그동안 루트세미콘은 SiC 소자 위탁생산을 해외 파운드리에 의존해 왔는데,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생산을 국내 SK파워텍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내놨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 해소와 함께 납기(리드타임) 단축, 생산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린다고 밝혔다. 설계(루트세미콘)와 파운드리(SK파워텍)를 국내에서 붙이는 수직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 해외 라인의 캐파·가격 변동에 휘둘리던 국산 팹리스의 협상력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제품이 겨냥한 응용처가 전기차 충전기라는 점도 전장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SiC MOSFET은 고전압에서 스위칭 손실이 작아 충전기·온보드차저(OBC)·인버터처럼 전력을 자주 변환하는 회로의 효율과 발열을 개선한다. 800V급 고전압 아키텍처와 급속충전 인프라가 늘수록 1200V급 SiC 소자의 수요축은 넓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산 소자·파운드리가 이 구간에서 검증된 수율을 확보한다면, 충전기에서 출발해 차량 탑재 전력회로로 응용을 넓혀갈 여지도 열린다.

왜 '첫 ER 80%'가 중요한가

반도체 개발은 설계를 실물 칩으로 굽는 테이프아웃 이후 여러 차례 엔지니어링 런을 돌리며 수율을 끌어올린다. 대면적·고전압 SiC는 웨이퍼 결함 밀도와 게이트 신뢰성 관리가 어려워 초기 수율이 낮게 나오기 쉽다. 첫 ER에서 평균 80%라면 이후 양산 튜닝의 출발선이 높다는 뜻으로, 양산 전환 시점을 앞당길 여지를 준다. 다만 이는 시제품 단계 수치이며, 실제 양산 수율·신뢰성 검증은 별개의 과제로 남는다.

국내에서는 KERI의 SiC 결함 분석, 8인치 전환, 차량용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확충 등 SiC 생태계의 각 고리가 하나씩 채워져 왔다. 이번 사례는 그 흐름에서 설계와 파운드리를 국내에서 직접 연결한 국산화의 구체적 진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력반도체가 전동화의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굳어지는 국면에서, 비해외 공급망을 국내 손으로 채워가는 시도는 한국 전장 산업의 발판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수율·양산 일정 등은 회사 발표에 근거한 시제품 단계 수치로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본 기사는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