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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깃털에서 배운 라이다: 전력 없이 비·안개를 뚫는 센서 커버 코팅

GIST 연구팀이 펭귄 깃털을 모사한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로, 별도 전력 없이 햇빛만으로 습기를 제거하고 빗물을 튕겨내면서도 라이다 신호는 저해하지 않는 광학 코팅을 구현했다. 자율주행 센서의 '악천후 신뢰성'이라는 오래된 난제를 소재 차원에서 공략한 결과다.

자율주행차의 '눈'인 라이다(LiDAR)는 비·안개·성에 앞에서 약해진다. 센서 커버 표면에 맺힌 물방울과 김서림이 근적외선 빛을 산란시켜 신호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문제는 열선을 넣거나 초음파·워셔로 표면을 닦는 전력·기계 장치로 풀어왔는데, 소비 전력과 부피, 고장점이 늘어난다는 부담이 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정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7월 9일 공개한 기술은 이 난제를 장치가 아닌 소재(코팅) 차원에서 공략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핵심은 펭귄 깃털 구조를 모사한 '플라즈모닉 나선 구조체'다. 연구팀은 극한 환경에서도 체온 유지와 방수를 동시에 해내는 펭귄 깃털을 분석해, 빛을 흡수해 열을 내는 나노 크기의 '멜라노좀'에서 실마리를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구리(Cu) 나노입자를 품은 3차원 실리카(SiO₂) 나선 구조를 만들어, 빛을 흡수해 열을 내는 기능과 물방울이 달라붙지 못하게 하는 발수 기능을 하나의 표면에 결합했다.

기존 코팅의 딜레마는 여기서 갈렸다. 김서림 방지 코팅과 발수 코팅은 각각 습기 제거·물방울 제거에 특화돼 둘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고, 햇빛을 열로 바꾸는 광열 코팅은 성능은 좋지만 라이다가 쓰는 근적외선 대역의 빛까지 함께 흡수해 정작 센서 신호를 갉아먹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나선 구조로 흡수 파장을 설계해, 열은 얻되 라이다 신호 대역은 통과시키는 절충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 905㎚·80%↑ 자율주행 라이다 근적외선 대역 투과율 유지
  • 6초 이내 일반 일조 조건에서 맺힌 습기 제거(표면 온도 약 +9.3℃)
  • 0W 외부전력 열선·워셔 없이 햇빛만으로 습기 제거·발수 동시 구현

수치의 함의는 뚜렷하다. 실제 야외 라이다 실험과 내구성 평가에서도 안정적인 신호 수신과 광학·발수 성능을 유지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으로, 정현호 교수는 "실제 차량용 센서 커버에 적용 가능한 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연구 단계 성과로, 대면적 양산 공정·장기 신뢰성·원가 등 상용화까지의 검증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은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산업적으로 이 방향은 자율주행 센서의 '악천후 가용성(availability)'이라는 병목을 정면으로 겨눈다. 라이다·카메라·레이더를 아무리 늘려도 렌즈·커버 표면이 젖거나 흐려지면 인지 성능이 떨어지고, 이는 곧 자율주행 등급 상향의 발목을 잡아왔다. 열선·워셔 같은 능동형 클리닝 대신 수동형(passive) 코팅으로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센서당 전력·배선·고장점이 줄어 E/E 아키텍처 부담도 가벼워질 수 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드론·스마트 윈도우 등 야외 광학 시스템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자율주행 경쟁은 '센서를 몇 개 다느냐'에서 '어떤 환경에서도 그 센서를 믿을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광학·소재 단의 이런 기초 연구가 완성차·부품 업체의 커버·하우징 설계와 맞물릴 때, 악천후 신뢰성은 값비싼 장치가 아니라 표면 한 겹의 문제로 재정의될 수 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위한 산업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연구 단계 성과의 상용화 시점·성능은 불확실하며,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본 기사는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