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3거점 동시에 켰다: 현대모비스 '비계열' 전장 수주가 그리는 판
현대모비스가 올 상반기에만 스페인·헝가리·슬로바키아 유럽 3거점을 잇따라 가동했다. 폭스바겐 전용 배터리시스템, 벤츠 전용 섀시모듈, 전기차 구동계까지 현대·기아 밖 완성차를 겨냥한 '비계열' 라인이다. 국산 전장 부품사가 캡티브를 넘어 부가가치의 윗단으로 올라서는 구조 변화를, 모베이스전자 같은 전장모듈 업체의 기회와 함께 짚는다.
전장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지각변동은, 한 부품사가 '누구의 차에 부품을 넣느냐'가 바뀔 때 드러난다. 현대모비스가 올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생산거점 3곳을 잇따라 켰다. 스페인 나바라의 배터리시스템 공장, 헝가리 케치케메트의 섀시모듈 공장, 슬로바키아 노바키의 전기차 구동계(PE시스템) 공장이다. 공통점은 하나다. 세 곳 모두 현대·기아가 아니라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비계열' 글로벌 완성차를 겨냥한 라인이라는 점이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스페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나바라 란다벤 완성차 공장 안에 배터리 팩 자체 조립라인을 통합하려던 계획을 접고, 그 공정을 현대모비스에 통째로 맡겼다. 셀을 가져와 냉각·고전압 배선·제어 전자부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는 전기차 부가가치의 최종 관문으로 꼽힌다. 그 공정을 완성차가 직접 하지 않고 국산 부품사에 위탁했다는 것은, 모비스의 '시스템 통합' 역량이 유럽 한복판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 3곳/상반기스페인·헝가리·슬로바키아 유럽 거점 동시 가동
- 연 36만대스페인 BSA 공장 최대 생산능력(연면적 5만㎡)
- 10%→40%비계열 매출 비중 목표(2033년까지)
숫자가 방향을 말해준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현재 10% 안팎인 비계열(현대·기아 외)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페인 BSA 공장은 폭스바겐 완성차 라인과 약 10km 거리에 자리 잡아 물류 경쟁력까지 확보했고, 헝가리 공장은 벤츠 전기차·하이브리드에 들어갈 대단위 섀시모듈을 직서열로 공급한다. 슬로바키아에는 약 3,500억원을 투입해 유럽 첫 PE시스템(전기모터·인버터·감속기 통합) 공장을 세우고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캡티브(계열 물량)에 기대던 국산 부품사가, 글로벌 완성차의 공급망 재편을 지렛대 삼아 부가가치의 윗단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이 구조 변화는 특정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완성차들이 비용 방어와 전동화 전환 속에서 고부가 전장·전동화 모듈을 외부 전문사에 맡기는 추세는, 스마트키·차량 디스플레이 조작부·BMS·차체 도메인 컨트롤러(BDC) 같은 모듈을 다루는 중견 전장 부품사들에도 문을 넓힐 수 있다. 모베이스전자(012860.KQ) 같은 업체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국내 스마트키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현대차·기아向 BDC 공급 이력을 쌓아온 이 회사는 그동안 캡티브 성격의 매출이 큰 편이었다. 모비스가 보여준 '캡티브에서 비계열·해외로'의 경로가 업계 전반의 표준 서사가 될수록, 모베이스처럼 국산화·모듈화 역량을 갖춘 업체에도 비캡티브 수주와 해외 거점 확장의 optionality가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는 구조적 방향성에 대한 추론이며, 특정 신규 수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전장 공급망의 무게추는 '셀을 누가 만드느냐'에서 '그 부품을 누가 시스템으로 묶어 완성차에 넣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유럽 완성차의 외주화·비용 방어가 이어지는 한, 시스템 통합과 모듈화에 강한 국산 전장 부품사에는 계열 밖에서 크는 무대가 계속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비스의 유럽 3거점은 그 서사의 가장 선명한 첫 장면이고, 그 뒤를 따를 중견 전장사들의 이름이 시장의 다음 관전 포인트다.
※ 본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매 의견이 아닙니다. 모베이스전자 관련 서술은 산업 흐름에 근거한 추론·전망이며 확정된 계약·수주가 아닙니다. 생산능력·투자·목표 수치는 보도 시점 기준으로 출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