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이더넷, 25Gbps 시대로: 몰렉스 'HSAutoLink G'가 여는 존 아키텍처의 구리 백본
몰렉스가 6월 30일 25Gbps급 자동차용 고속 이더넷 커넥터 'HSAutoLink G'를 공개했다. 라이다·고해상도 카메라·중앙 컴퓨트가 만드는 데이터 폭증을 감당할 물리 배선 계층이 존(Zone) 아키텍처의 다음 병목이자 기회로 떠오른다.
자동차의 '신경망'이 다시 한 단계 빨라진다. 미국 인터커넥트 기업 몰렉스(Molex)는 현지시간 6월 30일 25Gbps 속도를 지원하는 자동차용 고속 이더넷 커넥터 시스템 HSAutoLink G를 공개했다. 디일렉 보도에 따르면 몰렉스는 이 제품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레이더·라이다, 그리고 차량 중앙의 컴퓨트 모듈을 잇는 고속 링크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락을 보면 방향은 분명하다. 차량용 이더넷은 100Mbps급에서 1Gbps, 10Gbps급으로 꾸준히 고속화돼 왔고, 이번 25Gbps는 그 연장선의 다음 계단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이 카메라·라이다 같은 고대역 센서를 늘리고, 판단을 중앙 컴퓨트로 모으는 존(Zone) 아키텍처로 이동하면서, 센서와 두뇌를 잇는 백본이 감당해야 할 데이터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25GbpsHSAutoLink G가 지원하는 링크 속도, 기존 10Gbps급 대비 다음 계단
- 100M→25G차량 이더넷이 밟아온 고속화 경로(100Mbps·1G·10G·25G)
- 6월 30일몰렉스의 신제품 공개일(현지시간), 초기 검증용 샘플 순차 제공
기술적으로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설계 자산을 지키면서 속도만 올린다는 점이다. 신제품은 미국자동차연구협의회(USCAR) 이더넷 인터페이스와 호환되도록 설계돼, 완성차나 부품사가 기존 회로 설계를 갈아엎지 않고 커넥터만 교체해 대역폭을 끌어올릴 수 있다. 몰렉스는 여기에 전자파간섭(EMI) 차폐와 차동 임피던스 제어를 적용해, 전자부품이 밀집한 차량 내부에서 신호 오류와 검증 지연·설계 변경 부담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 지점이 산업적으로 중요하다. 그동안 SDV·존 아키텍처 논의는 주로 반도체(중앙 컴퓨트·이미징 레이더)와 소프트웨어에 집중됐지만, 실제로 그 성능을 현장에서 구현하려면 고속 신호를 왜곡 없이 실어 나르는 커넥터·케이블·기판 같은 물리 계층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25Gbps로 통신하려면 이를 지원하는 이더넷 칩과 케이블, 회로기판 설계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 몰렉스의 설명이기도 하다. 즉 데이터 폭증은 커넥터·인터커넥트 업체에게 구조적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신중히 볼 부분도 있다. HSAutoLink G는 아직 초기 검증·설계 테스트용 샘플이 순차 제공되는 단계로, 양산 채택과 완성차 적용 규모는 향후 검증 결과에 달려 있다. 25Gbps급이 전 차종으로 즉시 확산된다기보다, 라이다·고해상도 카메라가 밀집한 고사양 도메인부터 점진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방향성은 강세로 읽힌다. 자동차가 '바퀴 달린 데이터센터'로 진화할수록, 센서와 두뇌 사이를 잇는 고속 이더넷 백본은 선택이 아닌 기본기가 된다. 반도체·소프트웨어의 화려한 서사 뒤에서, 신호를 실어 나르는 구리 배선과 커넥터 계층이 조용히 커지는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분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제품의 양산 채택·시장 규모는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