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키를 넘어선 UWB: 현대차 '비전 펄스', 초광대역이 안전 센서가 되다
현대차·기아의 UWB 기반 충돌 경고 기술 '비전 펄스'가 칸 라이언즈에서 수상했다. 디지털 키의 무선 하드웨어가 보행자·자전거를 감지하는 능동 안전 센서로 확장되면서, 차량 1대당 UWB 콘텐츠가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초광대역(UWB)이 자동차 키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6월 28일, UWB 전파로 차량 주변의 보행자·자전거·오토바이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충돌 위험을 경고하는 주행 안전 기술 '비전 펄스(Vision Pulse)' 캠페인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제 '칸 라이언즈' 기술 디자인 부문 동상을 받았다고 뉴스핌이 전했다. 광고제 수상 그 자체보다 주목할 지점은, 원래 문을 여닫는 디지털 키용으로 차량에 들어간 UWB 하드웨어가 이제 능동 안전 센서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전 펄스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차량의 UWB 모듈이 전파를 발산하면, 주변 차량·자전거·보행자가 지닌 모듈과 신호를 주고받아 서로의 거리와 위치를 계산한다. 도시 교차로처럼 시야가 가려진 환경에서도 반경 약 100m 안에서 10cm 오차 범위로 사물의 위치를 잡아낸다. 카메라·레이더가 '보이는 것'을 인식한다면, UWB는 가려진 사각지대의 대상까지 전파로 짚어낸다는 점에서 기존 ADAS 센서 조합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
- 100m·10cm비전 펄스 UWB 측위 반경과 위치 오차 (출처: 뉴스핌)
- 동상 3관왕칸 라이언즈·원쇼·스파이크아시아 국제 광고제 수상
- 2025~기아 화성 PBV 라인·부산항서 작업자 충돌방지 실증 진행
이 기술의 확장성이 돋보이는 이유는 기존 디지털 키 생태계와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칸 심사위원단도 별도 인프라 없이 이미 차량에 들어간 UWB 자산을 재활용해 비용 효율과 확장 가능성을 확보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유치원 통학버스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해 아이들이 휴대하는 UWB 모듈을 캐릭터 키링 형태로 만들었고, 2025년부터는 기아 화성 PBV 컨버전센터 생산라인에서 지게차·작업자 충돌 방지 실증을, 부산항에서는 산업 모빌리티·작업자 충돌 예방 실증을 이어가고 있다.
부품단에서도 UWB의 쓰임새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디일렉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6월 말 차량용 AIROC UWB TSL100 칩 제품군을 공개했는데, 차량용 TSL111A는 디지털 키·무선 키뿐 아니라 실내 탑승자 감지·침입 감지까지 적용 범위로 명시했다. 하나의 UWB 앵커가 출입·시동·재실 감지·안전 경고를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완성차의 UWB 채택이 '편의 기능 하나'에서 여러 센싱 레이어로 늘어나면, 차량 1대당 필요한 UWB 모듈·안테나 수량과 콘텐츠 단가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대목에서 국내 전장모듈 업계의 기회를 짚어볼 만하다. UWB 스마트키·디지털 키 모듈은 모베이스전자(012860.KQ)가 국내에서 강점을 지닌 사업 영역으로, 회사는 스마트키·무선 진입 관련 모듈을 오랜 기간 공급해 왔다. UWB가 단순 출입 인증을 넘어 비전 펄스 같은 안전 센싱과 실내 재실 감지로 확장되는 흐름은, 차량 1대에 실리는 UWB 하드웨어 총량을 키우는 방향이라 UWB 모듈 공급 역량을 갖춘 부품사에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산업 트렌드에 기반한 해석이며, 특정 수주나 신규 계약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 둔다.
정리하면, 비전 펄스는 UWB가 차량에서 '문을 여는 열쇠'를 넘어 사각지대를 읽는 감각기관으로 승격되는 전환점을 보여준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 중심이던 ADAS 센서 지형에 UWB라는 새로운 축이 더해지고, 그 하드웨어가 이미 디지털 키로 검증된 자산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확산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무선 측위 기술의 가치가 편의에서 안전으로 옮겨가는 국면은, 관련 칩·모듈 공급망 전반에 새로운 수요의 문을 여는 신호로 읽힌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언급된 기업 연결은 공개된 사업 영역에 근거한 추론으로 확정된 수주·계약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