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3개만큼 커진 상하이: 중국 부품 굴기가 역설적으로 키우는 '비중국' 전장 기회
2026년 7월 1~3일 열린 일렉트로니카 상하이에 2065개사가 몰리며 커넥터·전력반도체·차량용 센서까지 중국 로컬 부품사가 글로벌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고신뢰성 하이엔드와 수동부품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남아, 완성차의 공급망 다변화 요구와 맞물려 모베이스전자 같은 비중국 전장모듈 업체에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6년 7월 1일부터 3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상하이 2026'에 2065개사가 참가했다. 지난해 1794개사에서 271개사(15.1%) 늘었고, 전시 면적은 10만㎡에서 12만㎡로 20% 확대됐다. 디지털투데이는 커넥터부터 전력반도체·차량용 센서까지 '글로벌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품목마다 중국 로컬 기업의 신제품이 자리를 채웠다고 현장에서 전했다.
구체적 사례가 눈에 띈다. 커넥터 업체 진홍(JONHON)은 배터리팩과 고전압분배장치(PDU)를 잇는 시트형 고전류 커넥터로 대전류 발열을 제어하며 무게를 최대 20% 줄였다고 소개했고, ECT의 미니 파크라(Mini-FAKRA) 커넥터는 크기를 80% 가까이 줄이면서 20GHz 전송으로 초고화질 카메라 데이터를 직결한다며 이미 BYD 등에 납품 중이라고 밝혔다. 전력반도체에서는 위엔(WeEn)이 1000V급 충전 인프라용 정류기와 하반기 2200V 탄화규소(SiC) MOSFET 라인업 확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TE커넥티비티·로젠베르거가 주도해 온 고전압·고속 전송 영역과 정면으로 겹치는 흐름이다.
- 2065개사일렉트로니카 상하이 참가(전년 대비 +15.1%), 전시 면적 +20%
- 커넥터·전력·센서중국 로컬 부품사가 하이엔드 영역까지 신제품 출시
- 여전히 3티어수동부품·고신뢰성 영역은 한·일 상위 기업과 격차 잔존(디지털투데이)
배경에는 정책과 내수가 있다. 디지털투데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율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는 국가 행동계획을 추진해 왔고, 수요 측면에서도 2025년 중국 완성차 업체가 전 세계에서 약 2700만대를 팔아 처음으로 일본을 제쳤다고 전해진다. 산업조사기관 EO인텔리전스 추정으로는 중국의 지능형 전기차 보급률이 2025년 20%에 근접했고 203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이 공급을, 전동화·AI가 수요를 밀어 올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이 수치들은 인용 출처의 추정치로, 절대값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기사가 강조한 대목은 격차다. 중국 본토 수동부품 제조사 다수는 여전히 글로벌 3티어에 머물러 있고, 고급 제품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는 과제로 남아 있다. 범용 부품의 물량 공세와 하이엔드 기술력 사이의 간극, 바로 그 지점이 한국 부품 산업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쌓아온 영역과 정확히 겹친다. 현장 취재는 이번 전시를 한국 기업에 '마지막 경고이자 기회'로 규정했다.
여기서 국내 전장업계로 시선을 좁히면 모베이스전자(012860.KQ) 같은 회사가 이 구도의 수혜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중국 로컬 부품의 저가 물량전이 커질수록 글로벌 완성차와 티어1은 오히려 공급망 다변화·비중국 대체선 확보를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유럽이 커넥티드카 부품에 안보 잣대를 들이대는 흐름까지 겹치면, 스마트키·차량 조작부·BMS·차체 도메인 컨트롤러(BDC) 등 전장모듈을 국내에서 설계·양산하고 멕시코 생산거점으로 북미를 겨냥해 온 비중국 전장모듈 업체는 '중국을 뺀' 조달 리스트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리에 설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특정 신규 수주가 확인된 사안이 아니라, 공급망 재편 흐름과 회사의 기존 역량을 잇는 합리적 해석이다.
왜 '중국 굴기'가 비중국 부품사에 강세 재료가 되나
중국 로컬 부품이 범용 시장을 잠식할수록, 세트 업체는 단가는 낮추되 특정 지역·특정 부품군에서는 지정학 리스크를 피하려 이원화(dual sourcing)를 강화한다. 이때 요구되는 것이 '중국이 아니면서 원가 경쟁력도 갖춘' 대체선이다. 국산 설계·비중국 생산·북미 인접 거점을 함께 갖춘 전장모듈 업체는 이 조건에 부합할 여지가 있다. 다만 채택 속도와 단가 압박은 여전히 불확실 요인이다.
일렉트로니카 상하이가 매년 규모를 키운다는 사실 자체가, 자동차 전장 부품의 경쟁 축이 '누가 만드느냐'에서 '어디서, 누구를 빼고 조달하느냐'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중국의 범용 굴기가 강해질수록 하이엔드·비중국 대체선의 희소가치는 오히려 부각될 수 있고, 그 흐름은 국내 전장모듈 업체에 새로운 성장 축을 열어 줄 가능성이 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해설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