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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처럼 보는 레이더: LG이노텍, 4D 이미징 레이더에 지분을 걸다

LG이노텍이 국내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지분을 투자하고 차량용 레이더·ADAS 공동 개발에 나섰다. 카메라·라이다급 해상도를 저가 안테나로 구현하는 이미징 레이더는, 악천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을 원하는 자율주행의 빈칸을 메운다. 광학에 강한 대기업과 레이더 원천기술 스타트업의 결합은, 국산 ADAS 센서 수직계열화의 한 장면이다.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눈'을 두고 오랜 논쟁이 있어 왔다. 카메라는 색과 형태를 세밀하게 읽지만 어둠·역광·안개에 약하고, 라이다(LiDAR)는 정밀하지만 비싸고 악천후에 흔들린다. 레이더는 비·눈·먼지를 뚫는 강인함이 강점이지만, 해상도가 낮아 사물의 '모양'까지는 그리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 빈칸을 겨냥한 기술이 4D 이미징 레이더(4D Imaging Radar)다. 그리고 국내 광학·전장 대기업 LG이노텍이, 이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전략적 지분을 넣으며 판에 뛰어들었다.

와이드경제가 전한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2025년 9월 3일 LG이노텍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달 규모는 약 59억원, 신주 발행가는 7326원, 발행 주식수는 80만7770주로, LG이노텍은 이 증자를 통해 지분 약 4.9%를 확보하게 된다. 회사 측은 이번 자금 조달을 단순 운영자금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 비전 실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유치"로 규정했다. 양사는 앞으로 차량용 레이더 센서와 ADAS, 자율주행차 핵심 모듈 분야에서 공동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지분 4.9%LG이노텍이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확보한 전략적 지분(약 59억원, 2025-09 결정, 출처: 뉴시스)
  • 4D거리·방향·상대속도에 '높이(수직각)'를 더해 점군을 그리는 이미징 레이더
  • 2017년 설립R&D·알고리즘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주로 처리하는 팹리스 구조(출처: 테크월드)

이미징 레이더의 핵심은 기존 3D 레이더가 놓치던 '높이' 정보다. 테크월드(EPNC)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기술은 거리·방향·상대속도만 재던 3D 레이더와 달리 수직각에 해당하는 높이까지 함께 감지한다. 여기에 비균일 배열 안테나 설계를 독자 개발해, 적은 수의 안테나 칩셋으로도 카메라·라이다에 준하는 고해상도 점군(Point Cloud) 데이터를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안테나 수를 줄여 제조 원가는 낮추면서, 수백만 장의 레이더 데이터를 학습한 자체 엣지 AI 알고리즘으로 눈·비·안개·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인식·분류하는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이런 성능·원가 균형은 앞으로 검증이 더 쌓여야 하지만, 방향성만큼은 ADAS가 요구하는 조건과 맞닿아 있다.

주목할 대목은 두 회사의 강점이 서로의 빈칸을 메운다는 점이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2017년 설립 이래 R&D와 알고리즘 설계에 집중하고 생산은 외주로 돌리는 팹리스형 구조로 원천기술을 쌓아 왔다. 반대로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기판 등 광학과 전장에서 세계적 제조·공급망을 갖췄지만, 레이더 원천기술은 상대적으로 얇았다. 레이더 알고리즘을 쥔 스타트업과, 양산·품질·완성차 공급망을 쥔 대기업이 손을 잡으면,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아우르는 센서 퓨전 패키지를 국내에서 통째로 설계할 길이 열릴 수 있다. 광학에 강한 LG이노텍이 레이더라는 '다른 감각'을 품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 결합이 가리키는 더 큰 흐름은 국산 ADAS 센서의 수직계열화다. 그동안 차량용 레이더 시장은 해외 반도체·부품사가 사실상 주도해 왔고, 국내 완성차는 핵심 센서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원천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지분 투자와 공동 개발은, 이 의존 구조를 안쪽에서부터 바꾸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자율주행의 단계가 올라갈수록 '악천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의 값어치는 커진다. 그 눈을 국내 생태계가 직접 설계하고 양산까지 쥘 수 있느냐가, 한국 전장 산업이 부품 공급자를 넘어 시스템 설계자로 올라서는 관문이 될 수 있다.

※ 본 글은 공개된 공시·보도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매 의견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분율·조달 규모는 2025년 9월 회사 발표 기준이며, 공동 개발 성과와 양산 사양·시점은 추진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공개된 보도·공시·기업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 목적의 산업 분석이며, 특정 기업·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와 전망은 작성 시점 기준이며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