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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S 경쟁의 다음 페이지: 전력 제약 속 안정성으로 옮겨간 지능형 주행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일렉트로니카 상하이 2026에서 지능형 주행 경쟁의 축이 '연산력 절댓값'에서 '제한된 전력·공간에서 성능을 안정적으로 끌어내는 설계'로 옮겨가는 흐름이 확인됐다. 확장형 SoC와 4D 레이더, 고속 커넥터, 전력반도체·열관리가 하나의 전자·전기 아키텍처 문제로 수렴하고 있다.

자동차 지능형 주행 경쟁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상하이 2026 현장에서, 승부의 축은 '얼마나 높은 연산력(TOPS)을 확보하느냐'에서 '제한된 전력·공간 조건에서 그 성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끌어내느냐'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했다. 지능형 주행에 엔드투엔드 대형 모델이 본격 탑재되면서, 관건이 연산력의 절댓값이 아니라 한정된 전력·열·공간에서 신호 무결성과 연산 밀도를 끝까지 지켜내는 하드웨어 설계로 좁혀졌다는 것이다.

부스마다 이 변화가 드러났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는 TDA5 SoC를 전면에 내걸었는데, 10~1200 TOPS 범위에서 성능과 전력·기능안전을 동시에 잡는 확장형 설계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연산 병목을 겨냥했다. 같은 부스의 AWR2188 4D 이미징 레이더는 단일 칩 8TX/8RX 구조를 앞세웠고, 스마트센스는 SC860AT 차량용 이미지센서(8.3MP, HDR 140dB)로 극한 조명 조건의 입력 데이터 품질을 겨냥했다. TE커넥티비티는 15GHz·56Gbps 차량용 커넥터를 나란히 내걸었다. 소프트웨어가 그리는 기능이 결국 이를 떠받치는 칩·커넥터의 물리적 성능만큼만 구현된다는 신호다.

  • 10~1200 TOPSTI TDA5 확장형 SoC가 겨냥한 연산 범위(전력·기능안전 동시 고려)
  • 2065개사참가 기업(전년 1794개사 대비 15.1% 증가), 전시면적 12만㎡로 20% 확대
  • 800V→1000V+고속 충전 경쟁이 밀어올린 전압 플랫폼, 전력반도체 발열 부담의 근원

친환경차의 경쟁 기준도 주행거리에서 충전 속도로 넘어가면서, 부담은 곧장 전력·열관리 부품으로 쏠렸다. 전압 플랫폼이 800V에서 1000V 이상으로 올라서면 충전이 빨라질수록 전력반도체가 받는 발열도 커진다. 위엔(Weyon)이 내건 2000V 정류기 WND60P20W·WND90P20W는 1000VDC 충전 인프라의 극한 조건에서 전압 스파이크와 부유 인덕턴스가 부품 수명에 주는 위험을 줄이도록 설계됐고, 글로벌 3위권 전기차 충전 모듈 업체에 오링 다이오드 용도로 공급된다고 소개됐다. 열관리는 단순 방열을 넘어 에너지 흐름을 조율하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노보센스는 전동 워터펌프·냉각수 밸브 등 핵심 부품을 칩 단위로 제어하고 CAN-FD로 존 컨트롤러(zone controller)와 연결하는 구조를 시연했다.

고전압 흐름은 커넥터 설계에도 새로운 딜레마를 안겼다. 고전류 커넥터를 가볍게 하려고 구리를 알루미늄으로 바꾸면 무게는 줄지만, 접속 부위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부식으로 접점이 손상될 수 있다. 무게와 신뢰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다. 볼트 잠금 구조와 고압 고정 잠금(HVIL) 방식은 각각 고정력과 안전·편의성에서 다른 균형점을 잡는다. 요컨대 SoC의 연산 밀도, 커넥터의 신호 무결성, 전력반도체의 발열, 존 컨트롤러의 배전 구조가 따로 최적화할 수 없는 하나의 전자·전기(E/E) 아키텍처 문제로 수렴하고 있다는 얘기다.

배경에는 중국 부품·반도체 생태계의 빠른 로컬화가 있다. 이번 전시는 전년 1794개사에서 2065개사로 15.1% 늘었고, 커넥터부터 전력반도체·센서까지 로컬 공급망이 두터워지는 양상이 관찰됐다는 것이 현장 보도의 진단이다. 무제한 연산력 경쟁이 한 단계 성숙하면, 승부는 '누가 더 많은 TOPS를 광고하느냐'가 아니라 '제한된 전력·열·비용 예산 안에서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통합하느냐'로 이동한다. 이는 개별 칩 성능 못지않게 아키텍처 통합·검증 역량을 갖춘 전장 부품사에 유리한 국면을 열 수 있으며, 국내 소자·모듈 업계에도 설계 규율로 승부할 창이 열리는 셈이다.

※ 본 글은 공개된 현장 보도를 바탕으로 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나 매매 의견이 아닙니다. 전시 제품·수치는 각 사 발표와 현장 취재를 근거로 하며 실제 양산 사양·공급 조건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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